운명적인 첫 만남
비가 많이 오는 어느 하루, 우산이 없는 태희는 우산을 쓰고 가는 처음 본 남자 인우의 우산으로 뛰어들어가 버스정류장까지 씌워달라고 합니다. 밝고 당찬 태희의 모습에 한눈에 반한 인우는 그 이후로 매일 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태희를 기다리지만 마주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며칠 뒤, 같은 대학교 캠퍼스에서 태희를 발견한 인우는 무작정 태희를 따라가 조소과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 뒤로 계속 자신의 수업은 참석하지 않고 태희만 쫓아다니며 조소과 수업을 함께 듣게 되는데, 어떻게든 태희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우의 노력에 비해 태희는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계속 먼발치에서 태희를 바라보기만 하던 인우는 신발끈이 풀린채 조각상을 옮기는 태희의 신발끈을 묶어주고, 용기 내어 태희에게 마법을 걸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합니다. 물건을 쥘 때마다 새끼손가락을 피게 될 거라는 마법이라고 합니다. 황당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커피를 마시거나 물건을 집을 때 자신도 모르게 새끼손가락을 펴고 잡는 자신을 발견한 태희는 점점 인우와 가까워집니다. 심지어 인우는 자신의 과가 아닌 태희의 조소과 mt까지 따라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태희는 자신의 꿈인 뉴질랜드 절벽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이야기를 하고, 뛰어내려도 끝이 아닐 거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서로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태희는 자신의 얼굴을 그림으로 새긴 라이터를 인우에게 선물합니다. 라이터를 받은 인우는 피지 못하는 담배까지 피게 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행복이 지속되는 거도 잠시, 인우는 입영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불안한 마음에 태희를 오히려 힘들게 하며 잦은 다툼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오히려 이 과정 속에서 서로의 큰 마음을 확인하게 되고, 서로를 외롭게 기다리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나누는 두 사람입니다. 그리고 찾아온 입대날, 떠나는 기차역에서 자신이 늦더라도 기다려 달라던 태희를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자 그렇게 입대를 하고 그대로 17년이란 시간동안 두 사람은 마주치지 못합니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전공을 살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된 인우는 자신의 반에 사고뭉치인 남학생 현빈을 만나게 됩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학생들에게 태희의 이야기를 하는데, 인우의 첫사랑 이야기에 반박하는 현빈이 낯설지 않습니다. 현빈의 책상에서 그림을 그린 공책을 발견하는데, 실력이 굉장히 출중하여 감탄해서 보던 와중 태희가 항상 흥얼거리던 음악이자, 두 사람의 왈츠 곡이었던 음악이 현빈의 휴대폰 벨소리임을 듣고, 태희와의 과거를 떠올리게 됩니다.
체육대회가 다가오자 제자들과 2인3각게임을 하게 되고, 반에서 가장 빠른 현빈과 함께 하게 경기를 하게되면서 점점 사제지간이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속해서 현빈의 모습에서 태희의 모습을 보며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 인우는 자신도 모르게도 현빈에게 마음이 가고 질투를 느끼는 등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집니다. 자신도 스스로 이상하다고 느끼는 인우는 정신과 상담까지 다니며 노력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태희와 똑같은 엉뚱한 질문을 하고, 새끼손가락을 들고 음료수를 마시는 행동, 자신이 태희에게 받았던 라이터를 우연한 계기로 가지게 된 현빈을 보며 결국 참지 못하고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현빈을 몰아세우기까지 합니다. 그 덕분에 학교에서 두 사람사이에 관한 이상한 소문까지 돌게 되고 그것 때문에 삐뚤어지는 현빈을 보며 인우는 괴롭기까지 하고, 현빈을 17년 전 태희라고 확신까지 하는 인우입니다. 인우에 관해 대자보가 학교에 붙게 되고, 학생들이 인우의 수업을 보이콧까지 하게 되며,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충격적이지만 여운이 남는 결말
그런데 현빈의 머리속에 계속해서 태희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상한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태희의 흔적을 따라가고 있는 인우를 따라 현빈도 자신의 기억을 따라갑니다. 그렇게 두 사람 다 17년 전 입영날까지 오게 되고, 태희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음과 모든 기억이 떠올리며 자신이 태희의 환생임을 현빈은 알게 됩니다. 태희를 기다렸던 기차역에서 앉아있던 인우에게 현빈이 오게 되고, 두 사람은 17년 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인우와 태희는 태희의 꿈이었던 뉴질랜드 번지점프대로 가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줄 없이 번지점프를 합니다. 이번엔 꼭 여자로 환생하겠다는 말과 함께요.
당시 너무 충격적인 결말이라 한참을 멍하게 봤던 기억이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적이면서도 강한 결말이 주는 여운이 있는 재미가 있었던 영화로,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확신과 서로의 사랑의 깊이가 있어야 저런 선택을 할 수 있는건지 갸늠이 되지도 않는걸 보면, 꼭 두 사람이 각자 다른 사람으로 환생해서 이번에는 꼭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