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의뢰와 파묘하는 과정
LA에서 살고 있는 한국의 재벌집 의뢰인에게 찾아간 화림과 봉길은 유명한 젊은 무당입니다. 의뢰인 박지용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심하게 알 수 없는 병을 앓으며 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는데, 화림은 신병이며 조상의 묫자리 문제라는 걸 알고 이장을 원합니다. 화림은 한국으로 돌아와 풍수지리사인 상덕과 장의사인 영근을 찾아가 같이 일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장을 하기 전 무덤을 보기 위해 찾아간 이들은 여우가 주변에 많고, 이름 없이 위도 경도가 적혀있는 무덤을 보게 되는데 전문가인 상덕은 이일에서 빠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파서 죽을 수도 있다는 설득에 상덕은 결국 일을 함께하기로 하는데, 의뢰인들은 염을 하지 않고 관을 그냥 태워달라는 알 수 없는 부탁을 합니다.
파묘 후, 이장하는 과정에서 비가 엄청 내리는데, 비가 내릴 때는 화장을 하면 좋지 않다고 하여 잠시 다른 곳에 보관을 해두고 관에 숨겨둔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한 다른 직원이 관을 함부로 열게 되면서 혼령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나간 혼령은 자손들을 찾아가 해치게 됩니다. 파묘를 함께 도왔던 일꾼에게도 기이한 일이 일어나자 다시 묘를 찾게 된 일행은 그곳에서 세로로 묻혀있는 엄청나게 큰 관을 발견하면서 근처 작은 절에 잠시 두고 다음날 화장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 관에서 오니가 나오게 되어 네 사람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니를 막고 다시 봉안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오니와 화림의 대화와 과거 회상장면에서 일본의 여우 음양사가 일본의 장군의 몸에 큰 칼을 쇠말뚝대신으로 박아 친일파의 무덤에 함께 묻어둔 것을 알게 됩니다. 화림이 오니의 시선을 돌린 짧은 시간사이 상덕과 영근은 묘에 쇠말뚝이 있을 거로 추정하여, 쇠침을 뽑기 위해 찾지만 오니 그 자체가 쇠침이었음을 몰랐던 두 사람은 결국 무덤으로 돌아온 오니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상덕이 다치게 되지만 불타는 쇠의 상극은 물에 젖은 나무라는 걸 이용한 상극이 자신의 피를 부러진 곡괭이 나무에 묻혀 오니를 찔러 없애버립니다.
파묘 중 만난 험한 것
극 중 등장하는 오니의 정체는 임진왜란에 참전하였다가 참수당한 일본 장군으로 추정됩니다. 여우 음양사가 절에 봉안되어 있던 자신의 시신을 옮겼다고 직접 말하는 장면에서, 살아생전 꽤 높은 직급의 무사였을 거로 추정됩니다.
화림과 오니의 첫 만남에서 겨우 살아남았던 화림은 아마도 신의 기운이 있었기 때문에 헷갈렸던 탓이었을 거고, 인간임을 눈치해고 죽이려던 찰나, 봉길의 도움으로 살아남습니다. 그때 승탑을 보고 뜬금없이 불경을 외워 도깨비불로 변하여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데, 이를 비추어 봤을 때 살아생전 불심이 깊었던 장군이 스님의 승탑 앞에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돌아 간걸로 추측됩니다.
옛날부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한국의 정기를 끊기 위해 산지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하여 나라에서 조사를 하였지만, 대부분의 말뚝이 측지를 위함으로 허구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몇 프로의 말뚝의 정체로 인해서 여러 의견과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해당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영화에서 일본장군을 쇠말뚝 대신으로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그 위에 친일파 의뢰인 할아버지의 묘를 묻는 점은 일본 음양사의 교묘함과 표독스러움을 보여줍니다. 친일로 막대한 부를 쌓은 집의 묘이기 때문에 자손들이 관리를 잘할 것이고, 도굴꾼이나 다른 원한으로 무덤에 해를 입히려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치를 해둔 점을 보면 결국 일본장군이자 쇠말뚝을 보호하는 매개채로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사진 속 과거 도굴꾼들이 사실은 도굴꾼이 아닌 쇠말뚝을 찾아 없애려 하였던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었음을 비장하게 찍은 사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
1) 영화 초반의 독일 사위의 잘못했다고 하는 장면은 지난 역사의 과오에 대한 반성을 하는 독일에 비해, 반성은커녕 뻔뻔한 일본의 죄를 대비시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2) 극 중 배우들의 이름은 김상덕, 이화림, 고영근, 윤봉길로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며 차량번호도 0301, 0815로 나오는 등 구석구석 숨은 감독의 센스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3) 친일파 할아버지의 묫자리를 알려주었던 스님 기순애는 일본어 키츠네를 한국 사람이 들은 대로 불리는 이름이며, 극 중 일본 장군에게 검을 심어 쇠말뚝으로 사용하여 한국의 정기를 끊으려 하는 인물입니다.
4) 파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한 뱀이 나오는데, 일본에서는 누레온나라고 불리는 요괴라고 합니다. 이 요괴의 등장으로 일본과 관련된 앞으로 더 괴상하고 요사스러운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걸 암시하기도 합니다.
5) 은어와 참외의 의미도 알고 보면 좋은 영화의 포인트입니다. 오니가 처음 화림에게 은어와 참외를 달라고 하였을 때 자신의 편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은어는 오니가 속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진영, 참외는 적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편이었기 때문에 화림을 테스트하는 포인트입니다.
6) 영화 포스터에 주인공들을 제외한 중간 그림을 보면 한반도의 형상을 나타내고, 영화 제목의 글씨체는 실제 김좌진 장군님의 글씨체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포인트가 많이 숨겨져 있는데, 처음에는 영화를 있는 그대로 본다면 후에 이런 해석들을 찾아보고 다시 영화를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한국의 오컬트 영화라고 하기에는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일제강점기 시절의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